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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찾아간 강경화 "진정성 있는 조치 위해 최선"

오는 7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강 후보자는 이날 오전 개인 승용차를 타고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방문해 "인권 문제의 기본은 피해자가 중심이 되고 그 뒤에 진정성이 느껴져야 한다"며 "장관이 되면 정부의 지혜를 모아서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할머니들이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세부사항은 모르지만, 피해자와 충분한 협의가 있었는지, 어르신들의 뜻을 존중했는지 제 스스로도 의문을 가지게 한다"며 "전임 정부 일을 제가 뭐라 할 수 없지만, 피해자 마음에 와 닿아서 아픔을 치유해줘야 하는데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들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약속해 달라고 주문하자 "제가 유엔에서 인권업무를 했고 우리나라 국제 위상에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시민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는 민주시민사회국가로 거듭날 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 후보자는 "1995년 베이징 유엔세계여성대회에 한국 NGO 일원으로 참가해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리는 데 열심히 뛰었다"며 오래전부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져 왔음을 내비쳤다.
지난해 위안부 피해자 11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외교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 전에 5차례 나눔의 집과 접촉했다는 자료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나눔의 집 측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하자 "장관이 되면 잘 챙겨보겠다. 외교부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하더라도 불충분한 것이 있다면 분명히 메워야 한다. 질타만 할 수 없지만, 과거 부족함에 대해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동참하고 국민의 의지가 담긴, 국민과 소통하는 외교를 할 것"이라며 "우리 외교부가 이에 익숙지 않지만, 외교인력의 생각과 태도,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한일 위안부 합의 지지 발언을 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특정 합의서에 대한 지지 표명이 아니다"는 취지의 구테흐스 사무총장과의 통화 내용을 재차 설명했다.
그는 나눔의 집 방문 배경에 대해 "후보자가 되기 전부터 인권을 위한 한 사람의 입장에서 꼭 한번 뵙고 싶었다"며 "중요 외교정책 사안이고 장관이 된다면 다른 문제로 바쁠 수도 있어서 제 눈으로, 제 귀로 직접 듣고자 찾아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엔에서 인권업무를 할 때 전시 여성 성폭력 문제에 대해 저 나름대로 업무를 많이 했고 할머님들의 용기와 존엄을 찾아가는 노력이 유엔에서 핵심의제이자 중요 스토리로 돼 있기도 하다"면서 "그 전부터 늘 뵙고 싶었는데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지만, 국가적 핵심의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꼭 뵙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관 임명 여부를 떠나) 오는 길이 참 편했다"면서 "기회가 닿는 대로 찾아뵙고 (피해자) 얘기를 듣겠다"고도 했다.
강 후보자는 방명록에 "어르신들의 아픔과 용기에 깊은 감명을 받고 갑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역사의 증인으로서, 여성인권의 선각자들로서 계속 지도해주시기를…"이라고 적었다.
이날 강 후보자와의 면담에는 이용수(89), 이옥선(90), 박옥선(93), 하점연(95) 할머니 등 4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우리는 돈이 아니라 일본한테 진정한 사죄를 받아야 한다. 국민이 주인인데 주인 말을 안 듣고 협상해도 되나. 장관이 돼 이 문제를 꼭 해결해 달라"고 호소했다.
강 후보자는 병상에서 투병 중인 피해자와 추모 동상, 위안부 역사관 등을 둘러보며 1시간 30분 정도 나눔의 집에 머물렀다. 할머니들은 강 후보자에게 소녀 머리 형상의 배지를 선물로 건넸다.
앞서 강 후보자는 귀국 첫날인 지난달 25일 임시 사무실에 처음 출근하면서 위안부 피해자 거주시설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